날글 : 자유로운 글쓰기

김연아는 올림픽 은메달로 선수 생활을 마감 했다. 그리고 곧바로 터진 열애설.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뭍혀있던 김연아에 대한 반감이 터져나오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매스 커뮤니케이션에 침묵의 나선이론이라는 것이 있다. 사람들은 자신의 의견이 지배적인 여론과 같다고 생각하면 적극적으로 표현하지만, 반대로 다르다고 생각하면 표현하지 않는다는 이론이다. 열애설이 터지면서 김연아를 싫어하던 사람들이 서서히 표현하기 시작했다. 다수의 의견이라고 받아들여질만한 토양이 마련되었다. 침묵하고 있던 사람들이 그동안 참아왔던걸 터트리 듯 김연아를 비난할 수도 있다. "올림픽 때는 찬양하더니, 열애설 터지니까 비난하기 바쁘네"라는 댓글을 봤는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침묵하고 있었을 뿐이다.


김연아는 실력으로 떳지만 벤쿠버 이후에는 미디어 스타였다. 공백기가 지나 피겨계에 복귀하자 퀸연아, 여왕, 여제 등 오글거리는 수식어가 붙어다녔다. 하지만 예전만큼 독보적인 실력을 가진 선수가 아니었다. 개나 소나 200점을 돌파했다. 반대로 언론의 띄워주기는 예전보다 더 심해졌다. 세계선수권인가? SBS중계를 보고 있었는데, 정말 감동적인 무대였다. 완벽했다. 연기가 끝나고 박수를 치려고 하는데, 동시에 캐스터 소리질렀다. "여왕이~ 돌아왔습니다!!" 이때부터 방송과 기사에서 떠들어대는 김연아 찬양이 꼴보기 싫었다. 여왕 김연아의 마지막 무대, 언론은 당연히 소치에서 금메달을 딸 거라고 설레발쳤다. 김연아 광팬들의 여론 장악 또한 극에 달했다. 하지만 홈 어드벤티지로 금메달을 놓치자 자위성 기사 수천, 수백개가 쏟아져 나왔고, 재경기 서명 운동이니, SNS 테러니 뭐니 난장판이었다. 냉정한 관점으로 보도하는 기사가 하나라도 있었다면, 이렇게 짜증나진 않았을 것이다. 슬슬 김연아만 봐도 짜증나려고 한다. 김연아 찬양 기사, 방송에 대한 혐오감이 김연아가 더 이상 미디어에 안나왔으면 하는 바람으로 전이됐다.


지금 김연아의 큰 문제는 은퇴했다는 것이다. 스포츠 스타들은 부정적 여론이 형성되고 있을 때 실력으로 이런 여론을 잠재울 수 있다. 얼마 전 박주영도 비난 세례를 받다가 국대경기 나와서 골 넣으니까 많이 사그라드는 모습을 보았다. 아마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 상당 부분 비난 여론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에 김연아는 은퇴했다. 이제 예전처럼 찬양을 받을 일이 없다. 실력으로 비난 여론을 잠재우는 이야기는 남의 일이 되었다. 앞으로 내리막길만 남았다. 얼마나 완만하게 내려오느냐가 중요한데, 지금처럼 법적 대응이니 뭐니 강경하게 나온다면 침묵하던 김연아 비호감 여론을 더 키우는 일이 될 수 있다. 더 이상 언론에 노출되지 말고, 자연스럽게 사그라들도록 하는 것이 모두에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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